수능 당일 추억 있으신가요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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수능 교실에서 친구를 만났습니다.
초등 5학년 때 가장 친했던 친구입니다. 서로 어울려서 참 많이 놀았습니다. 취향도 비슷했고, 성적도 비슷했지요.
6학년으로 올라가면서, 그 친구는 일진들이 있는 반에 갔고, 전 모범생이 많은 반에 갔습니다.
그렇게 친구는 중학교 고등학교 내내 일진으로 살았고. 전 나름의 공부를 하면서 살았습니다.
동일선상에 있던 친구와 제가. 초 6 때 '반 성향 차이'라는 약간의 갈림길을 만났고. 그 갈림길은 6년이 지나, 엄청나게 큰 차이를 만들었습니다.
중학교 고등학교 같은 학교를 다녔지만, 서로 찾지도 않았고, 만나도 아는 척도 안 했습니다.
그 친구를 수능 교실에서 만났습니다. 제 대각선 뒷자리에 그 친구가 앉았습니다.
친구가 6~7년만에 제게 말을 걸었습니다.
"00아. 나 답 좀 보여줘..."
전 그러마 했습니다. 수능이고 뭐고, 그 옛 친구의 간절한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.
근데 그 날 저도 친구도 처음 알았습니다. 수능은 홀수형과 짝수형 시험지가 있고. 답이 다르다는 걸요.
그걸 알게된 친구는, 수능임에도 전 문제를 찍고, 과목마다 시작 10분 안에 자더군요.
지금은 어디에서 무얼 하는지 모르지만
그날 수능의 기억을 잊을 수 없습니다.